[Article] ///Dazed and Confused/// #34 FEB 2011 p.60
<DAZED & CONFUSED> #34 FEB 2011 p.60 - <데이즈드 앤 컨퓨즈드> 2월호


PERFORMANCE
시행되지 않은 퍼포먼스에 참여한 기록.
이우성 Woosung Lee / FEATURE EDITOR
옥인 콜렉티브가 퍼포먼스를 계획하고 있단 얘기를 들은 건 12월 초였다. 대안공간 루프에서 열리는 <여론의 공론장> 전시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퍼포먼스였다. 옥인 콜렉티브의 작가 이정민이 말했다. “같이 해요.” 그녀는 디지털카메라를 꺼내 <여론의 공론장> 전시장 벽에 전시한 작품의 사진을 보여줬다. 피켓들이 뒤집혀 있었다. 꼴 보기 싫은 놈 찌를 때 유용할 것 같았다. 작품 제목은 ‘하얗고 차가운 것을 위하여’였다. 사진만 보여주고 언제 뭘하는지는 안알려줬다. 조금 조르다 말았다. 그날부터 그냥, 기다렸다.
메일이 왔다. 퍼포먼스 신청자들에게 보낸 메일이었다. 곧 작전이 시행될 거라고 했다. 뭘, 언제 하는지는 안 적혀 있었다. 그런데 ‘작전’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긴장이 됐다. 지령이 내려졌는데 일이 있어서 못 가면 어떡하지? 메일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. “급작스런 연락에도 반드시 참여할 수 있는 책임감이 요구된다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.”
그렇게 12월이 지나갔다. 피켓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? 요술 지팡이처럼 타고 다닐 수도 있다. 근데 이건, 나는 잘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못할 것 같다.
땅에 꽂으면 간판이다. 길을 알리는 이정표도 된다.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. 혹시 이게 목적인가? 피켓은 이념을, 거창한 어휘를 안 쓴다면, 입장을, 대변하는 도구다. 형태를 상상하면 뽀족한 무엇이 떠오른다. 그런데 <데이즈드> 2월호 기사를 거의 마무리한 2011년 1월 9일 밤, 새삼 피켓의 정치성을 생각한다.
지금, 나는 알고 있다. 옥인 콜렉티브는 피켓으로 눈을 치우는 퍼포먼스를 할 예정이라고 <여론의 공론장> 큐레이터가 은밀하게 알려줬다. 다행히 별 일이 없다면 나와 동지들은 눈을 치우며 어색하게 웃을 것 같다.
그러나, 우리가 눈을 치우기 위해 그 자리에 가는 것은 아니다. 몇 주간의 ‘퍼포먼스’를 통해, 알게 되었다. 무언가 생각해야만 하는 것이다. 그것이 우리에게 내려진 의무여서가 아니라, 우리가 생각을 할 수 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. 눈이 오면 좋겠다.
* 작전은 이틀 뒤에 시행되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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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전일을 기다리며 생겨난 마음을 그도 느꼈던 것. 짜릿한 감동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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